처음엔 2개월 나중엔 3개월마다 쓰기 시작한 치료후기가 이젠 8번째인지 9번째인지....
이제는 이전에 썼던 내용들도 잊어버렸다.
이 일을 겪는 치료과정 중인 다른 분들처럼 감정의 폭풍과 고통을 굽이굽이 지나왔다.
이 폭풍은 언제 잠잠해지는지 기다리며 걷고 또 걸었다. 해가 뜨고 지고, 계절이 차례로 돌아가지만 나는 그 자리에 멈추어 선 것 같았다.
이제 괜찮다 싶을 때 중간중간 올라오는 역겨움을 소리없이 삼키는 일의 반복이었다.
그래도 그냥 계속 했다. 그렇게 일상을 살아왔다. 후기를 쓰며 과거를 떠올려봤다.고통을 겪을 때는 내 인생이 가격당했고 속았고 젊음의 시간들을 빼았겼다고 여겼었다.지난 나의 결혼 생활도 모두 다 날려버린 아까운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. 그런 생각들이 변했다.그 날의 사건은, 과거는 변함이 없는데 내가 변했다. 내가 가진 소중한 것들은 모두 그 시간을 다 함께 지나왔고, 감사하게도 여전히 내곁에 있다. 고통을 겪을 때는 그것이 보이지 않았다. 아니 그 이전에도 모른채 그냥 살아왔던것 같다.
치료를 알게되서 그것들을 내 손으로 부수지 않아 얼마나 감사하고 안도하는지 모른다. 세상을 바꿀순 없지만 나는 나를 바꿀수 있다. 나는 아직 애벌레지만 결국 나비가 될거다. 봄햇살을 전해주는 나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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